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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과 세계무대 진출, 풋볼데이 후반전 킥오프
  • 게임메카 장제석 기자 입력 2014-02-07 16:17:04
  • 시뮬레이션, 더 정확히 말해 스포츠게임의 매니지먼트 장르는 어렵다. 특히 멀티 플레이가 중심이 되면 더하다. 누군가와 엮일 수 있는 인터랙션이 뒷받침돼야 하고, 그 어떤 게임보다 정교한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게다가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끌어내 선수와 교감할 수 있는 어떤 감성적인 지점까지 건드려야 한다. 어느 한쪽에 집중하면 다른 한쪽이 무너져 전체적인 조화에도 신경을 써야 하고, 욕심을 제어해 진입장벽도 낮춰야 한다. 맞다. 온전하게 구현하기 어려운 장르다.  

    작년 11월 정식서비스에 돌입한 NHN엔터의 '풋볼데이'는 바로 이런 어려움을 뚫고 시장에 진입해 나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축구 매니지먼트 장르의 게임이다. 동접은 3~4만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일매출 역시 3억을 달성한 이후 지금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 '풋볼데이'는 이런 '성공'이란 단어를 붙일 수 있을 정도의 기대작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의 성적을 보고 있으면 분명 어떤 '힘'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대체 어떤 힘이 있는 것일까? 그 답은 '풋볼데이'의 탄생과 성장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게임은 NHN엔터가 몇 년 전 서비스를 진행한 동 장르(야구) 게임 '야구9단'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묻어져 있고, 기반을 구축하는 단계서부터 골격을 단단히 해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구현돼 있다. 즉, 경험에서 우러나온 힘인 셈이다.

    이에 게임메카는 '풋볼데이' 개발을 총괄한 NHN엔터의 임상범 이사를 만나 개발 히스토리와 서비스 과정, 그리고 향후 업데이트와 확장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 '풋볼데이' 개발총괄 임상범 이사

    - "야구9단,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임상범 이사는 이력이 독특하다. 원래 인디게임을 개발하던 그는 현실이라는 벽에 한계를 느낀 이후, 지난 03년 NHN엔터에 입사해 기획자 명함을 받았다. 여기서 그는 '스키드러쉬' 기획자로 일했고, 이후에는 '신맞고' 같은 게임제작이나 중국 쪽 프로젝트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매번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자신감은 떨어져가고 있었다. 

    그러던 08년,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회사에서 네이버와 협업이 가능한 서비스 모델을 구상해보라는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여기서 그는 야구와 축구를 떠올렸다. 해당 소재로 게임을 제작해 네이버스포츠에 붙이면 좋을 거 같았다. 그렇게 기획안을 통과됐고, 임 이사는 난생처음으로 야구를 소재로 한 웹게임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 당시 그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임 이사는 이 게임을 준비하면서 접근성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다. 웹 브라우저에서 설치 없이 바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고, 네이버와 협업 프로젝트인 만큼 게임을 모르는 사람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콘텐츠와 시스템을 간결하게 구성했다. 대신 이용자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도록 당시 유행한 '팜블' 같은 소셜 요소를 스포츠에 맞게 변형해 구현(선수와 대화하고 여행을 보내주는 등)하기도 했고, 역대 프로야구 기록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데이터를 정교하게 만들었다. 

    플레이 화면은 무리하게 풀 3D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바둑돌 형태로 구현했다. 외관으로는 보잘것없었지만 1회부터 9회까지, 경기가 스피디하게 전개돼 보는 내내 '지루함'이 없다는 장점이 있었다. 여기에 임 이사는 개입이라는 요소를 넣어, 플레이어가 중요한 순간에 작전 지시를 내릴 수 있는 기능을 넣기도 했다. 데이터와 맞물려 바둑돌이 '선수'로 보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은 '야구9단'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놀랍게도 성적이 좋았다. 웹게임 인기순위 상위권에도 올랐고, 동접도 몇만 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네이버스포츠 플랫폼의 힘도 있었지만, 접근장벽을 끌어내린 전략이 잘 통한 것이 가장 큰 무기였다.

    물론 시행착오와 문제도 많았다. '야구9단'은 그의 첫 매니지먼트 게임인 만큼, 원래 구상했던 '완성본'에 미치지 못했다. 게임 시스템과 콘텐츠가 다소 어설픈 부분이 많았던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 구상에 있어서도 큰 실수를 몇 차례 저질러 이용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당시 임 이사는 처음으로 '돈을 버는' 게임을 만들어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동시에 커다란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래서 임 이사는 '야구9단'을 가리켜 '애틋함을 주는 게임'이라고 표현한다. 

    이후 그는 바로 다음 스포츠 매니지먼트 게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축구였다. 배운 것도 많고 자신감도 있었고, 무엇보다 책임감이 컸다. 제대로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다.




    ▲ 임상범 이사의 첫 스포츠 매니지먼트 '야구9단' 

    - "엔진과 라이선스, 두 가지를 끌어안는 데에만 2년이 걸렸다"

    임 이사는 한 차례 경험이 있는 만큼, 매니지먼트 장르에서 어떤 부분이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이에 다른 것을 제쳐놓고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엔진'과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라이선스'에 먼저 집중했다. 두 가지 요소를 온전하게 구현하면 나머지는 자신감이 있었던 까닭이다. 

    그러나 두 가지를 온전하게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우선 축구는 해외 모든 클럽을 끌어안아야 하는 만큼, 데이터를 수집하는 게 까다로웠다. 프로야구처럼 정교한 데이터가 뒷받침되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그는 수동으로 끊임없이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면서 시뮬레이션 엔진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 실험으로 돌린 EPL(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의 실제 데이터와 게임 데이터가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게 들어맞을 때까지 소요된 시간은 무려 1년이었다. 

    라이선스는 더 골치 아팠다. 모든 국가 리그의 클럽들과 연락해 계약을 맺어야 했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는 리그 사무국이 있어 수월했지만, 스페인 등의 국가는 이런 루트조차 없었다. 결국 클럽과 직접 1:1로 이야기를 진행해야 했다. 일부 클럽은 몇 달 동안 답변도 없었고 거부를 하기도 하는 등 난관에 난관이 거듭됐다. 결국 전화통을 붙잡고 클럽과 대화를 하고 직접 찾아가 회사를 소개하고 게임 뼈대를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현재 '풋볼데이'에 구현된 클럽과 연락망을 뚫기까지 1년이 걸렸다. 그리고 이런 연락망을 바탕으로 계약 내용을 협의하고 도장을 찍는데 다시 1년이 걸렸다. 즉, 라이선스를 갖추기까지 무려 2년이나 소요된 셈이다. 

    꽤 고단한 작업이었지만, 임 이사는 결국 필요한 두 가지를 소유하게 됐다. 엔진과 라이선스가 준비됐으니, 다음부터는 일사천리였다. 임 이사는 '야구9단'에서 부족하다고 느낀 것들을 보완했고, 또 한 번 접근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게임의 본 모습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완성된 '풋볼데이'는 또 한 번 좋은 성과를 냈다. 지난 1월 기준, 구단창단 75만, 일일순방문자 25만, 동접 3~4만, 일 최고매출 3억.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충분히 '대박'이라 할만하다. 

    꼭 수치가 아닌 게임을 직접 즐기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큰 불만이 없는 것도 '풋볼데이'가 일궈낸 성과 중 하나다. 임 이사가 '야구9단'에서의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느낀 것들이 많았던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서비스 자체에 크게 집중했기 때문. 게임 밸런스도 평가가 나쁘지 않고, 특정 클럽이나 선수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 별로 육성하며 모두가 '서로 다른' 색깔을 갖추고 있는 것도 게임의 장점이라 할만하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힘이 온전하게 작동한 셈이다. 




    ▲ 임상범 이사의 두 번째 스포츠 매니지먼트 '풋볼데이'

    - "아직 경기는 시작도 안 했다, 세계무대에서의 활약 지켜봐달라"

    최근 '풋볼데이'의 성과에 대해 임 이사는 "예쁜 그림이 그려졌다"고 표현했다. 

    여기서 예쁜 그림이란 '풋볼데이'가 활약할 수 있는 판이 잘 갖춰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 이사는 국내에서 나름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라이선스에 대한 로열티 등으로 직접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거의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그가 예쁜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데에는 이제 해외무대로의 진출이 남았기 때문이다. 토양적 가능성이 있지만 그만큼 '좋은 평가'를 얻기 어려운 국내 시장에서 인정 받았으니, 이제 충분히 해외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길이 잘 알렸다. 

    '풋볼데이'는 '야구9단'과 달리 처음부터 글로벌을 타겟으로 만들어졌다. 축구라는 종목은 세계 어디서나 소통 가능하니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다. 아직 해외에서는 '풋볼 매니저'보다 가벼운 수준의 게임이 크게 성공한 사례가 없으니 '풋볼데이' 입장에서는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최근 여러 국가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임 이사는 인터뷰를 진행하며 처음으로 환한 웃음을 보였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는 듯 약간의 설렘이 동반된 그런 웃음으로 보였다. 게다가 몇 달 후면 지구촌 축제로 불리는 브라질 월드컵이 개최되니, 그는 상황이 즐거울 수밖에 없다. 

    "풋볼데이는 처음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고려하고 만들어졌어요. 현재 한국 지표도 좋아서 그림은 예쁘게 그려진 상황이죠. 이제 곧 월드컵이 시작되고, 우리는 이 시기에 맞게 여러 국가에서 서비스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아예 만들어 놨습니다. 번역작업만 하면 어디든 바로 서비스하는 것이 가능하죠. 아마 몇 개월 안에 여러 국가에 서비스를 시작할 거 같으니 기대는 클 수밖에요"

    물론 앞으로 NHN엔터가 글로벌 서비스에 주력한다고 하지만, 국내 서비스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임 이사는 이미 1년을 염두에 둔 업데이트를 계획해둔 상황이다. 최근 실시간 개입 기능을 추가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 공개됐고, 이용자들의 게임 적응 수준에 따라 각 분기별로 그에 맞는 콘텐츠를 도입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PvP모드와 챔피언스 리그 형태의 모드 추가, 현실성 개선, 그리고 월드컵 시즌에 맞는 갖가지 업데이트 등이 포함돼 있다. 

    "야구9단을 서비스하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고 이용자들에게 많이 혼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뼈저리게 느낀 것들이 많아 풋볼데이에서는 하나하나 만들 때 정성을 쏟았죠. 지금처럼 최고의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으니 앞으로도 많은 기대 부탁드리겠습니다"


    ▲ '풋볼데이' 글로벌 서비스 준비에 한창인 임상범 이사